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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낭 요리학교에서의 쿠킹클래스 체험기

by richgirl5 2025. 7. 23.

다낭 쿠킹클래스 관련사진

베트남 중부 도시 다낭에서의 하루, 저는 여행자 신분을 내려놓고 현지인처럼 부엌에 섰습니다. 바로 쿠킹클래스 체험을 하기 위해서였는데요, 다낭의 로컬 식재료로 진짜 베트남 가정식을 배우는 시간은 생각보다 훨씬 깊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이 쿠킹클래스는 ‘L’이라는 이름의 작은 요리학교에서 열렸습니다. 다낭 시내 중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골목에 자리 잡고 있었고, 저희 클래스는 오전 9시에 시작되었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후, 가장 먼저 향한 곳은 현지 재래시장인 ‘한 시장(Han Market)’이었습니다.

로컬 시장 투어부터 시작되는 수업

수업의 시작은 식재료 고르기였습니다. 선생님은 베트남어와 영어를 번갈아 사용하며 각 재료의 특징과 조리법을 설명해 주셨고, 저희는 고수, 라임, 생강, 피쉬소스, 쌀국수면 등을 직접 골랐습니다. ‘이게 진짜 여행이지!’ 싶을 만큼, 평범한 시장도 저에겐 신선한 경험이었어요.

시장 투어 후 학교로 돌아와 앞치마를 두르고 본격적인 쿠킹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날 만들었던 요리는 총 4가지였습니다:

  • 짜조(Chả giò): 베트남식 튀김 스프링롤
  • 분짜(Bún chả): 구운 돼지고기와 쌀국수
  • 고이꾸온(Gỏi cuốn): 생야채와 새우로 만든 스프링롤
  • 체(Bánh chuối nướng): 바나나를 이용한 디저트

처음으로 고수를 다듬으며 느낀 생소한 즐거움

재료 손질부터 조리, 플레이팅까지 모두 직접 했는데요, 특히 고수를 다듬는 순간의 향은 잊을 수 없었습니다. 평소에 고수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날만큼은 고수가 그저 신선한 향신료로 느껴졌습니다. 베트남 요리엔 피쉬소스의 깊은 맛이 핵심인데, 이 소스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에 따라 요리의 인상이 전혀 달라지더라고요.

짜조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식감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선생님이 전통 방식으로 반죽을 말고, 기름 온도를 맞추는 법까지 세심하게 알려주셔서 제가 만든 음식이지만 꽤 만족스러웠어요.

요리만큼 따뜻했던 베트남 사람들

클래스에는 다양한 나라에서 온 여행객이 있었지만, 요리라는 공통 관심사 덕분에 금세 친해졌습니다. 선생님은 베트남 요리뿐만 아니라 요리에 담긴 문화와 가족 이야기도 함께 들려주셨어요. 예를 들어 분짜는 하노이 지역 음식이지만, 다낭식으로 해석해 보는 시도도 재미있었고요.

요리를 다 마치고 다 함께 한 테이블에 둘러앉아 우리가 만든 음식을 나눠 먹는 시간은 정말 소중했습니다. 서로가 만든 요리를 한 입씩 나눠 먹으며 여행 이야기를 하고, 한국에서 온 저는 불고기 이야기를 꺼내며 웃음을 나눴습니다.

클래스를 마치며 받은 작은 선물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은 각자에게 오늘 만든 레시피를 정리한 인쇄물과 함께 작은 향신료 키트를 선물해주셨습니다. ‘여기서 배운 걸 한국에 돌아가서 가족에게도 해주고 싶어요.’ 라고 했더니, 선생님이 ‘요리에는 국경이 없다’고 하시며 미소를 지어 주셨습니다.

여행 중 쿠킹클래스, 강력 추천드립니다

여행에서 ‘먹는 즐거움’은 단순히 맛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직접 요리하고, 현지 사람과 교류하며, 식재료 하나하나에 담긴 의미를 배우는 이 체험은 다낭 여행의 하이라이트였어요. 특히 비 오는 우기철에 실내에서 의미 있는 체험을 하기에 아주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혹시 다낭 여행을 계획 중이시라면, 하루 정도는 쿠킹클래스를 꼭 일정에 넣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베트남 요리의 매력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였고, 단순한 관광을 넘어선 진짜 ‘체험 여행’이 되었으니까요.

진짜 맛있는 기억은 늘 마음에 오래 남는 법이지요. 다음에는 후에(Huế) 지역 요리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