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여행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식사는 화려한 미슐랭보다는 조용한 ‘비건 레스토랑’에서의 한 끼였습니다. 고기 없는 식탁, 지역 식재료, 일회용품 제로. 단순한 음식 그 이상으로, 삶의 태도와 철학이 담긴 공간들이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직접 다녀온 곳을 중심으로, 동남아 4개국에서 경험한 비건 & 무탄소 식당 7곳을 소개합니다. 비건이 아니어도 꼭 한 번 가볼 만한, 의미 있는 공간들입니다.
1. 태국 치앙마이 - Free Bird Cafe
치앙마이 님만해민 지역 외곽에 위치한 Free Bird Cafe는 단순한 비건 레스토랑이 아닙니다. 미얀마 난민을 지원하는 커뮤니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운영되며, 수익의 일부는 교육 재단에 기부됩니다.
- 대표 메뉴: 버마식 코코넛 누들, 비건 스무디볼
- 특징: 일회용 플라스틱 전면 금지, 로컬 유기농 채소 사용
- 위치: 14 Sirimankalajarn Rd, Chiang Mai
2. 베트남 호치민 - Hum Vegetarian
고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 향긋한 베트남 허브로 만든 창의적인 요리. Hum Vegetarian은 ‘비건 fine dining’이라는 개념을 처음 이해하게 해 준 곳입니다.
- 대표 메뉴: 연꽃볶음밥, 두부 바질찜
- 특징: 식재료 원산지 표시, 모든 포장 용기 생분해 재질
- 위치: 32 D10 Street, District 2, Ho Chi Minh City
3. 인도네시아 발리 - Moksa Ubud
우붓 숲 속에 자리한 Moksa는 자체 퍼머컬쳐 농장에서 직접 채소를 재배해 사용합니다. 메뉴의 90% 이상이 비건이며, 탄소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로 푸드 마일’ 원칙을 고수합니다.
- 대표 메뉴: 템페 타코, 로컬 뿌리채소 스튜
- 특징: 퇴비화 가능한 모든 쓰레기 분리수거
- 위치: Jl. Puskesmas, Ubud, Bali
4. 라오스 루앙프라방 - Sae Lao Project
루앙프라방 외곽의 작은 마을에 위치한 Sae Lao는 비영리 커뮤니티와 결합된 농장형 비건 레스토랑입니다. 자원봉사자가 직접 요리하며, 모든 식재료는 인근에서 조달됩니다.
- 대표 메뉴: 유기농 채소 볶음, 코코넛 된장국
- 특징: 전기·가스 없이 태양열 조리기 사용
- 위치: Ban Nathong, Luang Prabang
5. 태국 방콕 - Broccoli Revolution
비건과 디자인이 만난 공간. Broccoli Revolution은 방콕에서 가장 세련된 비건 식당 중 하나입니다. 그린에너지로 매장 운영, 벽면은 업사이클링 예술작품으로 가득합니다.
- 대표 메뉴: 비건 버거, 비트 스무디
- 특징: 채식 우유만 사용, 플라스틱 빨대 금지
- 위치: Sukhumvit 49, Bangkok
6. 캄보디아 씨엠립 - Peace Cafe
정원 속의 평화. Peace Cafe는 씨엠립에서 로컬 NGO가 운영하는 식당으로, 비건 요리뿐 아니라 요가·명상 클래스도 함께 제공합니다. 매출 일부는 캄보디아 청소년 교육 사업에 활용됩니다.
- 대표 메뉴: 버섯 아목(크메르 커리), 망고 샐러드
- 특징: 대나무 건축물, 퇴비화 시스템 보유
- 위치: River Road, Siem Reap
7. 베트남 다낭 - Roots Plant-Based Cafe
다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비건 브런치 카페. 깔끔하고 미니멀한 인테리어, 한국인 여행자에게도 친숙한 맛 구성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유기농 농장과 협업해 매일 아침 재료를 조달합니다.
- 대표 메뉴: 바나나팬케이크, 두유 오트밀볼
- 특징: 친환경 포장, 텀블러 할인제도 운영
- 위치: An Thuong 38, Da Nang
마무리하며
비건이든 아니든, 이 식당들에서는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소비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됩니다. 동남아는 더 이상 ‘싼 맛’의 여행지가 아니라, 가치 있는 경험과 지속 가능한 선택이 가능한 지역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다음 여행에서는 로컬 재료, 제로 웨이스트, 커뮤니티 지원까지 고려한 식당을 찾아보세요. 당신의 선택이, 그 지역의 미래를 바꿀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