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 숙소 선택은 단순히 잠을 자는 공간을 고르는 게 아니라, 여행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난 6개월간 동남아 3개국(태국, 라오스, 인도네시아)을 여행하면서 호스텔, 홈스테이, 리조트에서 각각 1주일 이상 머물며 다양한 수면 경험을 했는데요, 이 글에서는 그 솔직한 비교 후기를 공유드리려 합니다.
1. 호스텔 – 사람은 많고, 수면은 얕다
처음 경험한 곳은 태국 치앙마이의 한 유명 백패커 호스텔이었습니다. 하루에 5천 원에서 1만 원 사이로 저렴한 가격이 가장 큰 장점이었죠. 시설도 깔끔했고, 24시간 에어컨이 나와서 온도 조절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사람’이었습니다. 도미토리에서 자다 보면, 새벽 1시에도 누군가는 들어오고, 누군가는 코를 심하게 골기도 했습니다. 이틀째부터는 이어 플러그를 쓰기 시작했는데도, 아침 일찍 체크아웃하는 사람들의 캐리어 끄는 소리에 잠이 자주 깼습니다. 편안한 침구보다는 주변 소음이 수면의 질을 결정짓는다는 걸 체감했죠.
2. 홈스테이 – 가족같은 정은 있으나, 환경은 랜덤
다음은 라오스 루앙프라방의 홈스테이였습니다. 현지 가정집에 머물며 가족처럼 지내는 형태인데요, 하루 1.5만 원 정도로 조식도 포함되어 있어 가성비는 훌륭했습니다.
처음 며칠은 정말 좋았습니다. 주인 아주머니가 해주시는 따뜻한 아침 식사, 마당에 앉아 먹는 커피, 조용한 동네 분위기 덕분에 밤에 쉽게 잠들 수 있었고 깊은 잠도 잘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닭이 문제였어요. 마당 한쪽에서 기르는 닭들이 새벽 4시부터 울기 시작했고, 주변 이웃들도 비슷한 상황이라 이건 피할 수 없는 현실이더군요.
또한, 홈스테이의 침대는 푹신하지 않고, 방음도 거의 되지 않아서 옆방 TV 소리도 자주 들렸습니다. 편안한 분위기는 좋았지만, 수면 질은 그날그날 주변 환경에 따라 들쑥날쑥했습니다.
3. 리조트 – 고요함의 절정, 돈값은 한다
마지막으로 인도네시아 발리 우붓에서 리조트에 머물렀습니다. 평소 같으면 망설였을 금액(하루 5만 원 이상)이었지만, '논뷰 리조트'에서의 5일은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넓은 킹사이즈 침대, 두툼한 매트리스, 거위털 이불, 그리고 무엇보다 조용함. 창문을 닫으면 바깥 새소리조차 거의 들리지 않았고, 방 내부는 마치 음향실처럼 고요했습니다. 에어컨은 온도를 정확히 맞춰주었고, 침실 조명도 은은해서 수면 유도에 좋았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잠에서 깼을 때’의 느낌이었습니다. 리조트에서는 매번 ‘정말 잘 잤다’는 만족감이 있었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 개운함이 달랐습니다. 이건 단순히 시설이 좋은 것을 넘어서, 숙면을 고려한 구조와 환경이 갖춰져 있었기 때문이라고 느꼈습니다.
결론: 숙면의 질은 투자와 비례한다
물론 여행의 예산과 목적에 따라 선택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혼자 여행하며 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호스텔이 좋고, 현지 문화를 가까이 체험하고 싶다면 홈스테이가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정말 '잘 자고 싶다'는 분들께는 리조트가 최고의 선택이었습니다.
저는 이제 여행지를 고를 때 숙소 카테고리부터 먼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잠이 부족하면 아무리 멋진 장소에 가도 체력이 바닥나고, 여행이 즐겁지 않게 되거든요. 여러분도 여행 준비하실 때 ‘어디서 잘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느긋하게, 잘 자며 여행하고 싶은 분들께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