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장기 체류를 하실 계획이시라면, 가장 먼저 떠올려야 할 것이 바로 '의료'와 '보험'입니다. 저 역시 막연히 ‘어지간하면 괜찮겠지’ 하고 시작했지만, 실제로 아프고 병원을 가보면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오늘은 태국 치앙마이와 베트남 다낭에서 직접 병원 진료를 받아본 경험, 그리고 해외 체류자 보험 가입 및 사용 경험을 자세히 공유해 드리겠습니다.
1. 치앙마이에서의 첫 진료 경험 – ‘왓츠왓 클리닉’
치앙마이에 도착하고 약 3주가 지났을 무렵, 갑자기 장염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현지에서 섭취한 과일이 원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복통과 미열이 동시에 오면서 일상생활이 힘들어졌고, 결국 근처에 있는 '왓츠왓 클리닉(Watswat Clinic)'이라는 내과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이 병원은 지역 주민도 자주 찾는 비교적 소규모 클리닉이었지만, 영어가 통했고, 진료 접수도 간단했습니다. 여권만 제시하면 되며, 대기 시간도 길지 않았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차분하게 증상을 물어보시고, 위장약과 유산균, 해열제를 처방해 주셨습니다.
진료비와 약값은 모두 합쳐 약 700바트(한화 약 27,000원) 정도였습니다. 당시 저는 보험이 없었기에 자비로 지불했지만, 가격 자체는 크게 부담되지 않았습니다. 치료도 효과가 있어 3일 만에 대부분 회복되었습니다.
2. 다낭에서 응급 진료 – 호흡 곤란으로 응급실까지
다낭에서는 조금 더 심각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한밤중에 갑자기 호흡이 불편해졌고, 약간의 가슴 압박감이 느껴졌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현지 친구의 도움을 받아 응급실로 향했는데, 방문한 곳은 다낭 시내 중심에 위치한 'Family Medical Practice Da Nang'이었습니다.
이 병원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병원으로, 영어가 매우 잘 통하고 시설도 깔끔했습니다. 야간임에도 대기 시간 없이 바로 진료를 받을 수 있었고, 혈압, 산소포화도, 심전도 등의 기본 검사 후 큰 문제는 없다는 소견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심리적 긴장감과 일시적인 호흡 곤란이 원인이었지요.
하지만 문제는 비용이었습니다. 단 1시간 남짓한 응급 진료였는데도 130달러(한화 약 18만 원) 가까이 청구되었습니다. 이때야말로 '보험이 왜 필요한가'를 뼈저리게 실감했던 순간이었습니다.
3. 보험 가입, 이제라도 늦지 않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저는 바로 해외 장기 체류자용 보험을 알아봤고, 여러 비교 끝에 '세이프티윙(SafetyWing)'이라는 디지털 노마드 대상 보험에 가입했습니다. 월 45~50달러 정도의 보험료로, 입원 및 응급실 이용, 일부 외래 진료까지 커버됩니다.
가입도 웹사이트에서 여권 번호만으로 간편하게 가능했고, 실제 사용 후기들도 많아 안심이 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보험이 없는 상태에서 응급 상황이 생기면 병원 선택이 제한되고, 비용 부담이 너무 크다는 점입니다. 저는 늦게라도 가입했지만, 가능하다면 출국 전이나 초기에 꼭 가입하시길 권해드립니다.
4. 병원 선택 시 고려할 점
- 영어 가능한 스태프 여부: 현지 병원은 통역이 없어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 국제병원인지, 로컬 클리닉인지 확인: 상황에 따라 적절한 병원을 선택하셔야 합니다.
- 24시간 응급 가능 여부: 급할 땐 시간과 위치가 생명입니다.
5. 치앙마이 & 다낭에서 추천 병원
- 치앙마이: Rajavej Hospital, Bangkok Hospital Chiang Mai, Watswat Clinic (작지만 친절합니다)
- 다낭: Family Medical Practice Da Nang (외국인 대상), Hoan My Da Nang Hospital (현지 대형병원)
마무리하며 – 방심하지 마세요
건강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 위협받을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특히 해외에서는 언어와 문화 차이로 인해 병원 이용 자체가 심리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상황일수록 보험의 유무, 병원의 선택, 그리고 평소의 정보 수집이 큰 차이를 만들어 냅니다.
저처럼 직접 겪어보시고 깨닫기 전에, 미리 준비하시는 것을 진심으로 권해드립니다. 건강이야말로 여행의 진정한 자유를 지켜주는 가장 든든한 백업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