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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보다 저렴한 "미얀마의 흐파안(Hpa-An)"

by richgirl5 2025. 5. 23.

미얀마의 흐파안 괸련 사진

미얀마를 여행지로 떠올리는 분은 아직 많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흐파안(Hpa-An)이라는 지역은 그 이름조차 생소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얀마 남부에 자리한 이 소도시는, 지형 자체가 절경이고, 사람 냄새나는 조용한 분위기까지 갖춘 진정한 보석 같은 곳입니다. 저렴한 물가와 사람들의 따뜻한 미소, 그리고 손때 묻지 않은 자연이 어우러진 곳. 흐파안은 단연 ‘숨은 명소’였습니다.

양곤에서 흐파안까지의 여정

저는 양곤에서 출발해 흐파안까지 버스로 약 6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중간중간 울퉁불퉁한 도로와 가끔씩 멈추는 군인 검문소가 있었지만, 창밖으로 펼쳐지는 자연 덕분에 긴 여정도 그리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버스가 흐파안 도심에 도착하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멀리 보이는 칼레도니아 산맥처럼 울퉁불퉁한 석회암 산들. 대도시와는 확연히 다른 조용하고 시골스러운 분위기가 반가웠습니다.

짧지만 인상 깊은 산악 트레킹

흐파안의 대표적인 명소는 단연 주팔린 산(Zwegabin Mountain)입니다. 아침 일찍 오토바이를 타고 산 입구까지 이동한 후, 약 2~3시간 동안 오르막을 올랐습니다. 계단식 경로가 비교적 잘 정비되어 있지만, 습한 기후 때문에 꽤나 땀이 났습니다. 중간중간 쉬어갈 수 있는 그늘과 작은 사원들이 있어 그저 고행만은 아니었습니다. 정상에 도착하면, 흐파안 전체를 내려다보는 파노라마 뷰가 펼쳐집니다. 이 풍경 하나만으로도 모든 수고가 보상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동굴 속에서의 평화

흐파안에는 크고 작은 동굴 사원이 정말 많습니다. 특히 카우군 동굴(Kawgun Cave)은 천 년도 넘은 수많은 작은 불상이 암벽을 따라 새겨져 있어 압도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조용히 앉아 벽을 바라보고 있자면, 시끄러운 외부 세계와 단절된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외에도 야타이판 동굴, 사단 동굴, 바얀 동굴 등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명소들이 도보 혹은 오토바이로 10~20분 이내 거리에 있습니다. 하루는 오토바이를 하루 대여하여 동굴 사원 투어만 해도 충분히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저렴하고 따뜻한 로컬 문화

흐파안에서의 하루 지출은 정말 작습니다. 로컬 게스트하우스에서 1박은 약 1만~1만 5천 원 정도, 식사도 대부분 2~3천 원이면 충분했습니다. 특히 아침 시장에서 먹는 모힝가(미얀마식 쌀국) 한 그릇은 가격도 저렴하지만 깊고 진한 국물 맛 덕분에 몇 번이나 다시 찾게 됐습니다. 시장에서는 지역 특산품이나 열대 과일, 손으로 만든 수공예품도 합리적인 가격에 구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현지인들과 눈을 마주치며 웃고, 대화를 나누는 그 경험 자체가 잊을 수 없었습니다.

흐파안에서 느낀 진짜 자연 여행

미얀마 흐파안은 관광지로서 화려한 시설이나 큰 리조트는 없지만, 그 대신 풍경, 정적, 사람들, 그리고 정직한 삶의 풍경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소박한 길을 따라 걷고, 오토바이를 타고 논밭 사이를 달리며 수백 년의 세월을 간직한 동굴을 만나는 이 경험은 단순한 여행을 넘어 마음의 정리를 돕는 시간이었습니다.

라오스보다 조용하고, 더 저렴한 자연

“미얀마 흐파안, 라오스보다 저렴한 자연 여행지”라는 표현은 절대 과장이 아닙니다. 라오스의 방비엥이나 루앙남타가 좋았다면, 흐파안은 더 조용하고 더 순수한 느낌을 줄 것입니다. 번잡하지 않은 자연 속에서 자신과 마주하고 싶은 분들, 저렴하면서도 깊은 여운이 남는 여행을 찾고 계신 분들께 흐파안을 꼭 한번 추천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