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근 라오스에서 한 달 동안 머무르며 경험한 통신 환경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아마 해외 체류를 고려하시는 분들 중에서도 “유심을 살까, eSIM을 쓸까”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현지 유심을 구입했지만, 결국 eSIM으로 바꾸고 나서야 비로소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1. 유심 구매는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라오스에 도착한 첫날, 저는 시내 중심에 있는 통신사 지점을 찾아갔습니다. 공항보다 저렴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통신사 매장은 영어가 거의 통하지 않았고, 원하는 데이터량이나 유효기간 등을 설명하는 데 한참이 걸렸습니다. 겨우겨우 30일짜리 10GB 유심을 약 6만킵(약 3.5달러)에 구입했지만, 개통에만 40분이 넘게 소요됐습니다.
게다가 개통 이후에도 데이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직원 분이 제 폰 설정을 이것저것 만지다가 겨우 LTE 연결이 되긴 했지만, 속도는 한참 느렸고 신뢰하기 어려웠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곤란했던 점은, 유심을 교체하면서 원래 사용하던 한국 번호가 사라졌다는 점이었습니다. OTP 인증이나 은행 앱 사용에 큰 불편이 생겼습니다.
2. 예상치 못한 통신 끊김과 충전 문제
사용한 지 일주일쯤 지났을 때, 갑자기 데이터가 끊기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 검색도 느려졌고, 영상 통화는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원인은 알 수 없었습니다. 다시 통신사 매장에 가보니 “데이터가 다 소진된 것 같다”고 했고, 재충전을 원했지만 충전 카드 방식이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현금으로 충전카드를 구매해 ‘코드 입력’을 해야 했는데, 라오스어로만 되어 있어 한참 헤매다 겨우 등록할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너무 번거롭고 피로했습니다. 그 순간, 제가 왜 아직도 물리적인 유심을 고수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3. 결국 선택한 eSIM, 그리고 경험의 반전
두 번째 주차에 접어들면서, 저는 결국 eSIM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통신 앱을 사용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동안 유심을 뺐다 꼈다 하면서 생긴 물리적 스트레스도 있었고, 속도나 신뢰성 모두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제가 선택한 eSIM은 앱에서 바로 설치할 수 있었고, 결제 후 5분 이내에 개통되었습니다. 따로 매장을 방문하지 않아도 되었고, QR 코드만 스캔하면 모든 설정이 자동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인터넷 속도였습니다. 동일한 지역, 동일한 시간대임에도 eSIM은 LTE 속도가 상당히 안정적이었고, 영상통화와 줌 회의도 문제없이 가능했습니다.
4. OTP와 한국 번호 유지가 가능해졌습니다
eSIM을 설치한 후, 저는 물리적인 유심 슬롯을 다시 한국 유심으로 교체했습니다. 이 방식 덕분에 eSIM으로는 현지 데이터를 사용하면서, 동시에 제 한국 번호도 계속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OTP 인증이나 본인 인증이 필요한 순간에도 더 이상 불편함이 없었고, 단지 이 기능 하나만으로도 제겐 큰 장점이었습니다.
또한 eSIM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여러 국가의 데이터를 미리 구매해둘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후 태국으로 이동하면서도 동일한 앱에서 해당 국가의 데이터 플랜을 구매해 무리 없이 연결할 수 있었고, 여행 중 데이터 문제로 인한 스트레스는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5. eSIM 사용 시 주의할 점
물론 eSIM이 모든 사람에게 정답은 아닙니다. 우선 eSIM이 지원되는 스마트폰인지 확인하셔야 하고, 일부 중저가폰이나 구형 모델은 eSIM 설치가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또한 데이터만 제공되기 때문에, 현지 번호가 필요하신 분들께는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OTP 인증이 중요한 분, 그리고 영상회의나 업무용 데이터 안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들께는 eSIM이 훨씬 효율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6. 마무리하며
라오스에서의 한 달은 유심에서 시작해 eSIM으로 끝난 한 달이었습니다. 물리적인 유심에서 생긴 여러 번의 불편과 제한을 eSIM 하나로 해결할 수 있었던 점은 정말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디지털 노마드나 워케이션을 계획하시는 분들께는, 이제는 유심보다는 eSIM이 더 나은 선택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여행은 때로 소소한 기술의 차이 하나로 전혀 다른 경험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여러분께는 불필요한 시간 낭비 없이, 연결이 끊기지 않는 여행이 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