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앙프라방에서 일주일간 워케이션을 계획하면서, 저는 한 가지 원칙을 세웠습니다. “절대 느슨해지지 말 것, 대신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하루를 기분 좋게 열 것.” 노트북 하나 들고 골목골목 카페를 탐방하며, 진짜 ‘일 잘되는’ 공간만 모아보았습니다. 이 글은 단순한 카페 추천이 아니라, 직접 앉아 타자를 두드려본 사람의 기록입니다.
1일 차 – 조용한 시작, 시오 커피(Sio Coffee)
루앙프라방에 도착한 첫날, 시내 중심부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Sio Coffee에 들어섰습니다. 넓진 않지만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 실내, 전원 플러그가 테이블 옆에 하나씩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커피는 진하면서도 밸런스가 좋았고, 1층 안쪽 코너 자리는 외부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아 정말 집중이 잘 되었습니다. 첫날부터 4시간 동안 원고 정리를 마무리할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이곳 덕분이었습니다.
2일 차 – 창밖 풍경이 일의 영감을 주는 유토피아(Utopia)
많은 분들이 루앙프라방의 대표 카페로 Utopia를 꼽지만, 저는 ‘일하기에는 너무 시끄럽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오전 9시에 도착하니, 상상 이상으로 조용했습니다. 강가를 내려다보는 낮은 테이블이 인상적이었고, 와이파이도 안정적으로 연결되었습니다. 자연과 가까이 있으면서도 집중할 수 있는 공간, 오전 업무용으로는 충분히 합격이었습니다.
3일 차 – 진짜 조용함을 원한다면 에버그린 카페(Evergreen Café)
루앙프라방 중심가에서 조금 떨어진 Evergreen Café는 숨은 보석이었습니다. 한국분들은 거의 없고, 로컬 외국인 몇 명이 책을 읽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이곳의 장점은 너무나도 조용하다는 점입니다. 커피 맛은 무난하지만, 책을 읽거나 긴 글을 써야 할 때 최고의 환경입니다. 이 날은 글쓰기 집중을 위해 무려 7시간이나 앉아 있었습니다.
4일 차 – 무제한 리필과 냉방, 뷰카페(View Café)
루앙프라방에서 보기 드물게 ‘에어컨이 강력한 곳’을 찾는다면 View Café를 추천드립니다. 음료를 시키면 얼음물도 함께 주시고, 무엇보다 전기 콘센트가 풍부합니다. 저는 이 날 영상 편집 작업을 했는데, 맥북 충전기와 외장하드를 동시에 꽂아도 문제가 없었습니다. 2층 창가 자리는 강바람과 함께 조용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어, 일하다 지치면 풍경을 감상하기 좋았습니다.
5일 차 – 강변 옆, 커피와 식사가 함께되는 델라파지(Dellapazzi)
이 날은 카페보다는 브런치 카페 느낌의 Dellapazzi를 찾았습니다. 강 바로 앞에 위치해 있어 아침 햇살이 부드럽게 들어오는 분위기였습니다. 와이파이 속도는 평범했지만, 커피와 함께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어 점심시간까지 쭉 머무르기 좋았습니다. 전날 밤늦게까지 작업했던 탓에 이 날은 한결 여유 있는 하루였지만, 이메일 정리나 회의 대응 등 ‘라이트한 일’은 충분히 할 수 있었습니다.
6일 차 – 나무 냄새와 여유로움 루앙 커피(Luang Coffee)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했던 공간은 바로 Luang Coffee입니다. 카페 내부가 전부 원목으로 되어 있어 나무 향이 은은하게 퍼졌고, 조용한 잔잔한 음악 덕에 정신이 정돈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곳에서 일하는 로컬 청년들도 조용하고 친절했습니다. 3시간 동안 보고서를 정리했고, 그 이후엔 루앙프라방 시장을 산책하며 머리를 식혔습니다.
7일 차 – 루앙프라방에서의 마무리, 탐마까페(Thamma Café)
마지막 날은 좀 더 특별한 분위기를 찾고 싶어 Thamma Café에 갔습니다. 이곳은 사실 카페보다는 북카페에 가까운 조용한 공간이었는데, 불교 서적과 라오스 역사 관련 책들이 구비되어 있어 생각보다 흥미로웠습니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이곳에서 루앙프라방에서의 업무 일지를 정리했고, 작은 성취감과 함께 여행의 마지막을 기분 좋게 장식할 수 있었습니다.
마치며 – 루앙프라방은 ‘일하기 좋은 도시’입니다
많은 분들이 루앙프라방을 ‘힐링 여행지’로만 생각하시지만, 저는 이곳을 ‘조용한 집중의 도시’로 기억하고 싶습니다. 과하지 않은 상업화, 차분한 분위기, 그리고 곳곳의 정성 어린 카페들은 디지털 노마드나 원격근무자에게 꽤 괜찮은 환경을 제공합니다. 물론 완벽하진 않지만, ‘일이 잘 되는 공간’을 스스로 찾아내는 재미도 이 도시의 매력입니다.
혹시 루앙프라방에서 일과 여행을 함께 경험하고자 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위의 카페들을 순서대로 들러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각자의 업무 성향에 따라 선호는 다르겠지만, 제가 직접 머물러본 이 일주일은 분명히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