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말레이시아 페렌티안 섬

by richgirl5 2025. 5. 19.

말레이시아 페렌티안 섬 관련

"몰디브는 너무 비싸고 멀어서 못 가겠다"라고 생각했던 저에게, 뜻밖의 대안이 하나 생겼습니다. 바로 말레이시아 동쪽 끝에 숨어 있는 페렌티안 섬(Perhentian Islands)입니다. 이름부터 생소했던 이곳은, 실제로 다녀온 뒤에야 왜 ‘몰디브 저렴이’라는 별명이 붙었는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너무 예뻐서, 너무 조용해서, 그리고 가격이 너무 착해서 말입니다.

깨끗한 바다와 모래, 그 이상의 자연

페렌티안은 두 개의 주요 섬, 페렌티안 케실(Kecil, 작은 섬)과 페렌티안 베사르(Besar, 큰 섬)로 나뉘는데 저는 케실 쪽에 숙소를 잡았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더 저렴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였거든요. 배에서 내리자마자 보인 투명한 바닷물, 맨발로 걸어도 부드러운 고운 모래, 그리고 새하얀 구름 아래 펼쳐진 에메랄드빛 바다. 진심으로 "여기 몰디브 아냐?"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무엇보다 이 섬의 가장 큰 매력은 바다 바로 앞에서 스노클링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보트를 타고 멀리 나갈 필요 없이, 해변에서 고글만 쓰면 곧바로 열대어들과 산호초가 펼쳐집니다. 하루 종일 물속에서 놀아도 질리지 않는 바다. 하루 숙박비는 4~6만 원 선인데, 이런 자연을 매일 만끽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섬의 분위기

페렌티안 섬에는 자동차가 없습니다. 길도, 신호등도 없고요. 걷거나 작은 배를 타고 이동하는 게 전부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시간도 무척 느리게 흐르는 느낌이에요. 아침에는 새소리에 일어나고, 해가 질 무렵엔 카약을 타고 노을을 따라 천천히 움직입니다. 와이파이는 느리고, TV도 없지만 전혀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제일 소중하게 느껴졌거든요.

현지 식당에서 먹은 해산물 BBQ도 인상 깊었습니다. 신선한 새우와 생선을 직접 골라 숯불에 구워 먹는 재미, 가격은 우리 돈으로 만 원도 안 되는데 양도 푸짐하고 맛도 최고였어요. 진정한 가성비 여행이라는 말이 실감났습니다.

몰디브 못지않은 풍경, 부담 없는 예산

페렌티안 섬의 물가는 전반적으로 저렴합니다. 숙박, 식사, 액티비티 어느 것 하나 비싼 게 없었어요. 특히 다이빙을 계획하시는 분들에게는 천국 같은 곳입니다. 국제 자격증을 취득하는 비용이 한국보다 훨씬 저렴하고, 바닷속 환경도 굉장히 깨끗해 초보자도 안전하게 즐길 수 있죠.

제가 머물렀던 리조트는 바다 앞 방갈로였는데, 에어컨, 온수 샤워, 바다 전망까지 갖추고도 1박에 5만 원 정도였습니다. 몰디브였다면 상상도 못 할 가격이죠. 여행 경비 전체를 합쳐도 4박 5일 동안 60만 원이 채 들지 않았습니다.

이런 섬이 더 알려지지 않은 게 신기하다

말레이시아 페렌티안 섬은 아직까지 한국 여행자들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한적하고, 상업화되지 않은 섬의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죠. 여행객의 대부분은 유럽인이나 말레이시아 현지인이고, 시끌벅적한 관광지보다 조용한 쉼을 원하는 분들에게 안성맞춤입니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마음은 충분히 쉬고 왔습니다. 사진을 보면 아직도 눈앞에 그 바다가 아른거립니다. 몰디브를 꼭 가야만 휴양이 되는 건 아니구나,라는 걸 깨닫게 해 준 여행. 다음에도 누구에게 ‘가성비 최고 휴양지’ 하나만 추천하라면, 저는 주저 없이 페렌티안 섬을 권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