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는 디지털 노마드에게 이상적인 장소처럼 보입니다. 적당한 물가, 예쁜 숙소,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날씨. 하지만 직접 발리에서 몇 달간 머물며 일을 병행해 보니, 인스타그램 속 사진과는 다른 현실도 있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발리에서 실제로 겪었던 ‘가장 힘들었던 순간 TOP3’와, 그때마다 어떻게 해결했는지 솔직하게 공유해 보겠습니다.
1. 인터넷 속도 때문에 마감 전날 멘붕
발리에서 가장 처음 마주친 현실은, ‘생각보다 느린 인터넷 속도’였습니다. 특히 짐바란이나 우붓 외곽 지역에 머물 때 이 문제가 더 심각했습니다. 한 번은 외주 프로젝트 마감 하루 전날, 숙소 Wi-Fi가 아예 끊겨버린 적이 있었습니다. 휴대폰 테더링도 간헐적으로 끊겨서, 구글 문서 하나 여는 데 10분 넘게 걸리더군요.
해결책: 저는 그때부터 주변 워킹스페이스를 미리 체크해 두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가장 신뢰했던 곳은 ‘Outpost Canggu’와 ‘Dojo Bali’ 같은 코워킹스페이스입니다. 특히 Outpost는 정전이 나도 자체 발전기가 있어 안정적이었고, 인터넷 속도도 한국에 비해 큰 차이 없었습니다. 비용은 하루 15~20만 루피아(약 1.3~1.8만 원)로, 급한 날에는 아깝지 않은 투자였습니다.
2. 장기 숙소 계약 중 전기·수도 문제
발리에서는 대부분 숙소를 한 달 단위로 렌트합니다. 제가 처음 한 달 살기를 시작한 곳은 우붓의 작은 게스트하우스였는데, 입주 3일 만에 샤워 도중 전기가 나갔고, 다음날은 수도까지 끊겼습니다. 관리자에게 연락했지만, ‘내일 고치겠다’는 말만 반복. 당장 씻을 수 없어 주변 카페 화장실을 빌려야 했습니다.
해결책: 그 경험 이후부터는 숙소 계약 전에 꼭 ‘에어컨, Wi-Fi, 전기, 수도 상태 확인’을 요구하고, 관리자의 연락 수단(WhatsApp 번호)을 받아두고 매일 응답 여부를 체크했습니다. 또한, Agoda나 Airbnb보다는 로컬 부동산 중개인을 통해 보증금 환불 조건이 명확한 계약서를 쓰는 게 훨씬 안정적이었습니다.
3. 현지 사람과의 소통 오해에서 비롯된 갈등
발리 사람들은 대부분 친절하지만, ‘예스’라고 말한다고 해서 진짜 해결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한 번은 오토바이 렌트 업체와 헬멧 분실 비용 문제로 다툰 적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괜찮다”고 했던 직원이 며칠 후 갑자기 “20만 루피아를 내라”고 요구해 왔습니다. 언성도 높아지고, 결국 여행 일정까지 영향을 받았습니다.
해결책: 인도네시아어 몇 마디라도 익혀두면 이런 오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Tolong catat di kertas” (종이에 적어주세요), “Berapa biaya tambahan?” (추가 요금은 얼마인가요?) 같은 표현은 자주 썼고 효과적이었습니다. 또한 WhatsApp 메시지로 모든 내용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도 나중에 분쟁 시 증거가 됩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 모든 일이 ‘경험값’
그 당시에는 막막하고 짜증 났지만, 지금 돌아보면 이런 어려움 덕분에 현지 적응력이 높아졌고, 발리에서 일하는 법도 체득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계획에 여유를 두고, 문제가 생겼을 때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루트’를 확보하는 겁니다. 발리는 여전히 디지털 노마드에게 최고의 목적지 중 하나지만, 환상만 안고 가면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혹시 발리에서 장기 체류하며 일할 계획이 있으신가요? 제 경험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