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우붓에 도착한 첫날 저녁, 숙소 체크인을 마치고 조용한 정원에서 잠시 앉아 있었을 때, 머릿속이 참 오랜만에 맑아졌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새벽이 되자 새소리와 함께 눈이 저절로 떠졌고, 제가 예약한 **요가 바나(Yoga Barn)** 수업에 가기 위해 몸을 일으켰습니다. 요가 바나는 우붓에서 가장 유명한 요가 센터 중 하나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아침 7시부터 매트를 깔고 명상이나 호흡을 시작하더라고요. 저는 ‘Gentle Flow’라는 초보자 수업을 선택했는데, 생각보다 땀이 많이 나고 몸 구석구석이 시원하게 풀리는 느낌이 정말 좋았습니다. 강사님도 너무 친절하게 자세를 교정해 주셔서, 첫 요가 체험이 전혀 낯설지 않았습니다.
요가 후의 힐링 식사, 로푸드 카페 체험
요가를 마치고 나면 자연스럽게 뭔가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 싶어지더라고요. 요가 바나 바로 옆에 있는 카페에서는 로푸드(raw food) 메뉴를 중심으로, 유기농 식사와 콜드프레스 주스를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스피루리나 보울’과 ‘탱고 콜드프레스 주스’를 주문했는데요, 보기에는 조금 생소했지만 맛은 정말 담백하고 기분 좋게 배부른 느낌이었습니다. 그곳에 앉아 있던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게 되었는데, 어떤 분은 호주에서 한 달 동안 요가 수련을 하러 왔고, 또 다른 분은 디톡스 프로그램 중이라며 과일주스만 마신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전 세계 사람들이 같은 목적—몸과 마음의 정화—를 위해 모였다는 사실이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3일 디톡스 프로그램 체험기
좀 더 깊은 체험을 원했던 저는, 숙소에서 연결해준 **3일 디톡스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디톡스는 단순히 음식 조절이 아니라, 일정 시간마다 허브티를 마시고, 장 청소용 음료를 복용하며, 일일 2회의 명상과 요가 세션이 포함된 꽤 본격적인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배고플까 봐 걱정했지만, 이상하게도 점점 허기를 덜 느끼고 정신이 맑아지는 걸 느꼈습니다. 특히 저녁 명상 시간에는 정말로 잡념이 사라지면서, "내가 지금 여기에 존재한다"는 실감이 났어요. 이틀째부터는 피부도 한결 맑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속이 편안하니 수면의 질도 높아졌습니다.
우붓에서의 마무리, 나 자신과의 대화
프로그램이 끝나고 마지막 날, 저는 우붓 외곽의 작은 폭포를 방문했습니다. 휴대폰은 꺼두고, 아무런 음악도 없이 자연의 소리만 들으며 산책을 했는데, 그 시간이 아마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일 겁니다. 이 여정을 통해 저는 단순히 몸을 건강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한층 가벼워졌다고 느꼈습니다. 디지털 기기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자기 자신과 마주한 시간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다시금 느꼈고요. 한국에 돌아가서도 요가는 꼭 이어가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