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에 머물며 일하거나 쉬고자 하는 분들 중, "적당한 가격에 괜찮은 숙소를 구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안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저 역시 같은 고민을 안고 이 도시에 도착했는데요, 직접 발품을 팔아 월 25만 원 수준의 방을 구하고 입주하기까지의 여정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 글이 처음 치앙마이에 머무르려는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 치앙마이에서 25만 원이면 가능한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가능합니다." 하지만 몇 가지 조건이 붙습니다. 보통 이 가격대의 숙소는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지역(예: 산띠탐, 창푸억, 우아이깨우 뒷골목 등)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방이 없거나 공용일 가능성이 높고, 가구 상태나 청결도가 호텔급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잘만 고르면, 쾌적한 환경에서 한 달을 무리 없이 지낼 수 있습니다.
2. 제가 구한 방의 조건
제가 찾은 방은 님만해민에서 도보 15분 거리, 현지 로컬 거주지역에 있는 5층짜리 아파트였습니다. 조건은 아래와 같습니다.
- 월세: 6,500바트 (약 25만 원)
- 보증금: 1개월치 월세
- 전기세: 유닛당 7바트
- 수도세: 월 150바트 정액제
- 와이파이 포함 (공용 와이파이, 속도는 중간)
- 에어컨, 냉장고, 옷장, 책상, 침대 포함
- 엘리베이터 없음, 세탁기 공용
내부는 생각보다 깔끔했고, 무엇보다 조용해서 일하기에 무리가 없었습니다. 작은 발코니도 있어 빨래 말리기도 좋았고요.
3. 방을 찾는 방법
제가 실제로 사용한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Facebook Marketplace와 그룹 검색
“Chiang Mai apartments for rent”나 “Chiang Mai digital nomads” 같은 그룹에 들어가면, 하루에도 수십 건씩 방 정보가 올라옵니다. 대부분의 게시글이 영어로 되어 있고, 사진도 첨부되어 있어 필터링하기 편했습니다. 직접 호스트에게 메시지를 보내면 대부분 빠르게 답변해 줍니다.
② 직접 걸어 다니며 방 보기
처음 2~3일 동안 님만, 창푸억, 산티탐 주변을 걸어 다니며 ‘Room for rent’ 사인이 붙은 건물들을 돌아봤습니다. 태국은 대부분 부동산 중개소를 끼지 않고 건물주나 매니저와 직접 계약합니다. 현장에서 직접 보고 계약하면 가격도 더 저렴한 편입니다.
③ 로컬 부동산 활용
정말 저렴한 방은 간혹 부동산 통해서도 구할 수 있습니다. 로컬 중개소는 님만해민 골목길이나 까드수안깨오 뒤편에 여럿 있으며, 기본 영어가 가능하고 커미션도 크지 않습니다. 저는 직접 부동산을 통해 보진 않았지만, 주변에서 그렇게 구한 분도 계셨습니다.
4. 계약 과정
제가 계약한 아파트는 간단한 계약서를 영어로 작성해 주었습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입주일 및 퇴실일
- 보증금 조건
- 전기·수도 요금 명시
- 기물 파손 시 책임 조건
계약서에 서명하고 여권 사본을 제출했습니다. 태국에서는 여권을 복사해 놓는 것이 일반적이며, 보증금을 현금으로 미리 지불해야 방 키를 받을 수 있습니다.
5. 입주 당일 꿀팁
입주 당일에는 방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시고, 사진을 찍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에어컨 작동 여부, 콘센트 위치, 수도 및 온수 상태를 반드시 확인하세요. 태국의 일부 저가형 아파트는 온수기가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확인은 필수입니다.
저는 입주 첫날, 화장실 변기 물이 계속 새는 문제가 있었는데, 다행히 연락하자 바로 고쳐주었습니다. 태국에서는 문제 발생 시 미루는 경우도 많으므로, 체크인은 되도록 평일 오전 시간대에 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6. 생활 팁: 주변 환경 체크하기
주변에 편의점이 가까운지, 세탁소나 코인세탁기가 있는지, 로컬 마켓까지의 거리도 고려해야 합니다. 저는 아침마다 걸어서 로컬 시장에 가는 게 일상이 되었는데, 이 덕분에 생활비도 줄고, 현지인들과의 소통도 늘었습니다.
7. 결론: 싸다고 다 불편한 건 아니다
많은 분들이 “저렴하면 뭔가 불편한 게 많지 않을까?”라고 생각하시는데, 치앙마이에서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어느 정도 발품을 팔고, 원하는 조건을 정리한 상태로 접근하면, 25만 원 이하의 방에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한 달을 보낼 수 있습니다.
혹시 치앙마이에 장기 체류를 고민 중이라면, 처음 일주일 정도는 숙소를 예약제로 잡고, 그동안 직접 돌아다니며 방을 알아보는 방식을 추천드립니다. 그게 시간과 비용을 가장 아끼는 방법이었습니다.
여러분도 치앙마이에서 나만의 아늑한 방을 찾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