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는 디지털 노마드의 성지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노트북을 펼쳐놓고 각자의 일을 해나가는 모습은 이 도시의 일상이자 풍경이었습니다. 저 역시 이곳에서 한 달간 머무르며 가장 중요한 미션 중 하나는 바로, ‘일이 잘되는 카페’를 찾는 것이었습니다.
카페를 고른 기준
제가 꼽은 기준은 아주 단순하지만 중요했습니다. 첫째, 와이파이 속도가 안정적일 것. 둘째, 테이블이 넓고 콘센트가 충분할 것. 셋째, 조용한 분위기에서 집중할 수 있을 것. 넷째, 커피 맛과 직원의 친절함도 물론 고려 대상이었습니다.
1. The Barn: Eatery Design
이곳은 니만해민(도이수텝 근처)의 메인 골목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입구부터 인더스트리얼 감성이 풍기는 이 카페는 내부가 꽤 넓고 조용하여 장시간 앉아 있기 좋습니다. 와이파이 속도는 평균 다운로드 80Mbps, 업로드 60Mbps 정도로 유튜브 영상도 무리 없이 송출 가능했습니다. 콘센트는 거의 모든 테이블 근처에 있으며, 조명이 부드러워 장시간 모니터를 봐도 눈이 덜 피곤했습니다.
2. Graph One Nimman
Graph는 치앙마이 곳곳에 지점이 있지만, 저는 One Nimman 지점을 가장 추천드립니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고, 평일 오전은 상대적으로 한산하여 집중하기에 좋았습니다. 커피 맛은 치앙마이에서 손꼽힐 만큼 훌륭하며, 바리스타 분들도 매우 친절하셨습니다. 유일한 단점은 콘센트가 부족하다는 점이지만, 빠른 와이파이(약 90Mbps 이상)로 이를 충분히 보완할 수 있었습니다.
3. Ristr8to Lab
커피 마니아라면 Ristr8to는 이미 알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곳은 예술적인 라떼 아트와 깊은 커피 맛으로 유명하지만, 디지털 노마드들 사이에서도 꽤 인기가 많습니다. 고속 와이파이와 함께 공간 배치가 넓어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오후 시간대에는 외부 테라스에서 일하면 약간의 자연 소리와 함께 집중도가 높아졌습니다.
4. Artisan Cafe at Su Thep
관광객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곳은 현지 대학생들과 장기 체류자들이 주로 찾는 숨겨진 보석 같은 공간입니다. 약간은 구석에 위치해 있지만, 그만큼 한적하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업무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하루 종일 앉아 있어도 눈치를 주지 않으셨고, 에어컨도 강하지 않아 개인적으로는 매우 편안했습니다.
5. My Secret Cafe In Town
이름처럼 정말 ‘비밀스럽고 조용한’ 공간입니다. 치앙마이 올드타운 안에 위치하고 있으며, 외부 관광객보다 장기 체류자들이 더 많이 보였습니다. 내부 인테리어는 나무와 따뜻한 조명으로 꾸며져 있어 집중도도 자연스레 올라갑니다. 와이파이 속도는 약간 느린 편(30~40Mbps)이지만, 이메일이나 워드 작업 위주라면 충분합니다.
실제로 겪은 ‘집중 방해 요소’
사실 아무리 좋은 카페라 해도 치앙마이에서는 가끔 예기치 않은 ‘집중 방해 요소’들이 생깁니다. 예를 들어 갑자기 큰 목소리로 통화하는 손님이나, 반려견을 데려온 방문객 등이 그랬습니다. 처음에는 민감하게 반응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 또한 이곳의 일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결국 집중은 공간이 아닌,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마무리하며
치앙마이에서 일 잘되는 카페를 찾는 일은 단순히 ‘작업 공간’을 넘어서, 나의 하루 루틴과 생활 리듬을 세팅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이 도시의 카페는 단지 커피를 마시는 곳이 아니라,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조용히 함께 일하고 있는 하나의 공동체처럼 느껴졌습니다. 누군가 치앙마이에서 일할 카페를 추천해 달라고 묻는다면, 저는 이 다섯 곳을 진심으로 권해드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