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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 한 달 살아보기의 현실적인 장점과 단점

by richgirl5 2025. 7. 28.

치앙마이의 카페 괸련 사진

안녕하세요. 오늘은 제가 직접 체험한 태국 치앙마이에서의 한 달 살이 경험을 바탕으로, 현실적인 장점과 단점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치앙마이'라는 도시는 디지털 노마드들 사이에서는 이미 너무나 유명한 워케이션 성지인데요, 하지만 실제로 살아보니 예상치 못한 부분들도 많았습니다.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살아보는 것'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생활자 입장에서 느낀 점들이 조금 다르게 다가오더군요.

1. 장점: 저렴한 물가와 넉넉한 생활

치앙마이에서 가장 먼저 체감한 건 ‘돈에 여유가 생긴다’는 점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하루 삼시 세끼 외식을 한다는 건 상상도 못 하는 일인데, 이곳에서는 그것이 가능했습니다.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셔도 60~80바트(약 2,500원), 시장에서 파는 국수 한 그릇은 40바트(1,500원 정도)면 충분합니다.

월세 또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습니다. 저는 님만해민 지역의 원룸 콘도에서 한 달간 지냈는데, 월세는 약 12,000바트(약 45만 원) 정도였습니다. 풀옵션에 청소 서비스도 주 1회 포함되어 있었고요. 다만, 전기세와 수도세는 별도라 에어컨을 자주 틀 경우 요금이 꽤 나올 수 있으니 참고하셔야 합니다.

2. 장점: 느긋한 일상, 스트레스 없는 하루

한국에서 일할 때는 항상 시간에 쫓기는 느낌이었는데, 치앙마이에서는 달랐습니다. 하루 일과는 오전 9시에 일어나 로컬 카페로 가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노트북을 펼치는 것으로 시작됐습니다. 주변 사람들도 대부분 조용히 일하거나 책을 읽고 있었고, 시끄러운 통화나 소란스러운 행동을 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점은 저녁 시간대의 여유였습니다. 한국에서는 퇴근 후에도 메신저나 이메일에 시달리기 일쑤인데, 이곳에서는 자연스럽게 '일과 생활의 분리'가 이루어졌습니다. 해 질 무렵 도이수텝이 붉게 물들 때쯤이면 카페에서 나와 시장을 둘러보고, 야시장이나 로컬 음식점을 찾아다니는 시간이 참 행복했습니다.

3. 단점: 건강 관리의 어려움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가장 크게 다가온 단점은 ‘건강 관리’였습니다. 음식이 맛있고 다양하지만, 대부분 기름지고 간이 강했습니다. 특히 로컬 푸드를 자주 먹다 보니 채소 섭취가 줄어들었고, 며칠 지나자 속이 더부룩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중반부터는 유기농 마트에서 직접 장을 봐서 숙소에서 간단한 식사를 해 먹기 시작했지요.

운동도 쉽지 않았습니다. 헬스장은 곳곳에 있지만 단기 이용자의 경우 이용료가 생각보다 비쌌고, 뜨거운 날씨 탓에 야외 조깅도 망설여졌습니다. 저는 결국 숙소 내 수영장을 가끔 이용하거나, 요가 클래스를 주 1~2회 듣는 식으로 겨우 운동 루틴을 만들었습니다.

4. 단점: 비자 문제와 행정 처리

치앙마이에서 한 달을 살아보려면 관광 비자로도 충분하긴 합니다. 하지만 30일 이상 체류하려면 비자 연장 또는 국경 넘기(visa run)를 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생각보다 번거롭습니다. 저는 28일차에 미얀마 국경 쪽으로 나갔다가 당일에 다시 들어오는 방식으로 30일을 연장했는데, 교통비와 소요 시간을 고려하면 결코 간단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또한, 은행 계좌나 장기 렌트와 같은 행정 서비스는 외국인 입장에서 이용하기 어렵거나 서류가 까다로운 경우가 많습니다. 짧은 체류자에겐 해당 사항이 적지만, '살아보는' 형태의 여행을 준비하신다면 미리 정보를 수집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5. 현지 커뮤니티와의 거리감

의외였던 점 중 하나는 ‘로컬 사람들과의 거리감’이었습니다. 치앙마이는 외국인이 많고, 로컬 사람들도 친절한 편이지만 깊은 교류는 어려웠습니다. 영어가 통하지 않는 상황도 자주 있었고, 저는 그럴 때마다 언어의 벽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단기 체류자라면 커뮤니티 행사나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저도 ‘카페 트레이닝 클래스’라는 프로그램에 참가해 현지 대학생들과 함께 커피를 배우며 조금씩 교류를 늘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금세 외국인들끼리만 어울리게 되더군요.

마치며: '살아보니 보이는 것들'

치앙마이에서의 한 달은 분명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관광이 아닌 ‘삶’을 목적으로 지내다 보니, 마냥 낭만적인 환상보다는 현실적인 감각을 더 많이 체득하게 된 것 같습니다.

누구에게나 맞는 도시라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느릿한 리듬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삶의 속도를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직접 부딪혀보고, 경험을 통해 나에게 맞는지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저에게 치앙마이는 ‘가능성을 시험해 볼 수 있었던 도시’였습니다. 여러분께도 그런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