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캄보디아 껩(Kep), 바닷가 게 요리의 성지

by richgirl5 2025. 5. 24.

캅보디아 껩의 게요리 관련 사진

태국과 베트남 사이에 낀 캄보디아는 보통 앙코르와트로 대표되는 여행지로 알려져 있지만, 남부 해안 도시 껩(Kep)은 그 이미지에서 벗어난 전혀 다른 세계였습니다. 조용하고 한적한 바닷가 마을,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맛있다는 평을 듣는 게 요리. 이 두 가지만으로도 껩은 충분히 매력적인 여행지였습니다.

수상시장 대신 게 시장으로

껩에 도착한 날, 가장 먼저 찾은 곳은 게 시장(Kep Crab Market)이었습니다. 바다와 바로 맞닿은 작은 시장에는 갓 잡은 살아 있는 게 들이 바구니 안에서 철썩이며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죠. 시장은 그 자체로 하나의 박물관 같았습니다. 게, 새우, 오징어, 조개가 가득한 해산물 테이블 사이를 오가며 흥정하는 현지인들, 그리고 그 틈에 끼어 시세를 묻는 여행자들. 저는 그중에서도 손에 게살이 가득 묻은 아주머니가 만든 게 튀김을 사 먹었는데,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아, 이걸 먹으러 여기까지 왔구나’ 싶었습니다.

껩 스타일 게 요리, 캄폿 후추의 매력

껩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은 단연 캄폿 후추 게 요리(Kep Crab with Kampot Pepper)입니다. 싱싱한 바다 게를 통째로 볶아내고, 여기에 향긋하면서도 톡 쏘는 맛이 있는 캄폿산 후추를 아낌없이 넣습니다. 저는 현지에서 유명한 해산물 레스토랑 한 곳을 찾아 점심을 먹었습니다. 주문한 지 20분쯤 지나자, 눈앞에 게 한 마리가 통째로 올려진 접시가 등장했죠. 껍질을 까는 순간, 흰살과 주황색 내장이 풍성하게 퍼졌고 후추의 자극적인 향이 미각을 먼저 자극했습니다. 먹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손으로 찢고, 빨고, 뜯고. 그날의 저는 정말 조용했습니다. 먹느라 말이 필요 없었거든요.

게뿐 아니라 자연도 훌륭한 곳

껩은 단순한 먹거리 도시가 아닙니다. 도시 외곽에는 껩 국립공원(Kep National Park)이 있어 하루쯤은 자연을 걸으며 여유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오전에 천천히 트레킹 코스를 따라 걷기 시작했는데, 나무 그늘 아래로 불어오는 바람, 곳곳에서 들려오는 새소리, 그리고 가끔 열대 나비가 날아드는 풍경이 마음을 가라앉혀 줍니다. 코스는 약 8km 정도로 크게 힘들지 않아 누구나 도전할 수 있습니다. 중간중간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뷰포인트도 있어 여유로운 시간이 가능합니다.

껩 비치에서의 오후

트레킹 후에는 껩 비치(Kep Beach)로 이동했습니다. 이곳은 크고 화려한 리조트가 있는 해변은 아니지만, 지극히 평화롭고 한적한 분위기가 오히려 마음에 들었습니다. 모래사장에 앉아 책을 읽고 있으면, 파도 소리와 아이들 웃음소리만이 배경으로 흐릅니다.
해변 한켠에는 커다란 게 조형물이 있어 인증샷을 남기기에도 좋습니다. ‘게의 도시’라는 껩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듯한 상징물입니다.

캄보디아 로컬스러운 매력

껩은 시엠립이나 프놈펜 같은 대도시에 비해 훨씬 더 현지스럽고 소박한 매력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친절하고, 물가는 저렴하며, 상업적인 분위기보다는 오히려 여행자를 보호하려는 순수함이 느껴졌습니다. 저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자전거를 빌려 마을을 돌기도 했는데, 도로에 소가 지나가고, 동네 아이들이 “헬로우!” 하며 손을 흔드는 풍경이 너무 인상 깊었습니다.

게를 좋아한다면 반드시 가야 할 곳

“캄보디아 껩(Kep), 바닷가 게 요리의 성지”. 이름만으로는 평범한 바닷가 마을 같지만, 이곳은 맛, 자연, 사람이 함께 어우러진 특별한 장소였습니다. 무엇보다 게 요리를 좋아하신다면, 껩은 단 한 번이라도 꼭 들러보셔야 할 곳입니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소박한 여행의 진짜 맛을 느끼고 싶으시다면, 캄보디아 껩으로 향해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