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은 전 세계 여행 산업에 전례 없는 충격을 가져왔습니다. 특히 동남아시아는 관광 의존도가 높은 지역이 많아, 그 여파는 더욱 뚜렷했습니다. 하지만 위기는 새로운 전환점이 되기도 했습니다. 2025년 현재, 동남아 여행은 예전과는 확실히 다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여행자들의 성향도 크게 달라졌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팬데믹 이후 변화한 동남아 여행의 트렌드 다섯 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1. 소도시·로컬 중심 여행 선호 증가
팬데믹 이전에는 방콕, 호치민, 싱가포르처럼 대도시 중심의 여행이 주류였지만, 이제는 루앙프라방, 짜익, 파이, 호이안 등 비교적 한적한 지역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람 간 접촉을 줄이고, 보다 '로컬스러운' 경험을 추구하는 흐름이 강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자연 속에서의 치유 여행, 전통문화 체험, 슬로우 트래블 등이 인기 키워드로 떠올랐습니다.
2. 장기 체류 & 워케이션 수요 증가
원격근무가 일반화되면서 ‘한 달 살기’ 형태의 장기 체류자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특히 치앙마이, 발리, 다낭, 루앙프라방 등은 코워킹 스페이스와 숙소가 잘 갖춰져 있어 워케이션 성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에어비앤비, 비즈니스 레지던스, 요가와 명상 프로그램이 포함된 리트릿 숙소 등도 함께 성장했습니다.
3. 비건·제로웨이스트 여행 문화 확산
팬데믹은 사람들에게 건강과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에 따라 비건 식당, 플라스틱 프리 숙소, 친환경 액티비티를 중심으로 한 ‘지속가능한 여행’이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발리 우붓, 태국 빠이, 베트남 꽝남성 등의 로컬 시장에서는 재활용 기반 커뮤니티 마켓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단순한 소비 중심 관광에서, '가치 기반 체험'으로 무게중심이 이동 중입니다.
4. 디지털 노마드 & 크리에이터 유입 증가
2023~2025년 사이, 동남아에서는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전용 비자, 장기체류 허가 등이 연이어 등장했습니다. 말레이시아의 ‘De Rantau’, 태국의 ‘LTR 비자’, 인도네시아의 ‘세컨드 홈 비자’ 등이 대표적입니다. 유튜버, 작가, 디자이너, 원격 마케터 등 다양한 직업군의 외국인들이 장기 체류하며 현지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영어 중심의 카페 문화와 국제적인 코워킹 인프라도 함께 성장하고 있습니다.
5. 대면 관광에서 ‘개별 체험형 콘텐츠’로 전환
대규모 그룹 투어나 가이드 중심 관광보다는, 자율적이고 개별화된 여행이 대세가 되었습니다. 현지인이 추천한 동네 골목 산책, 전통 요리 배우기, 자전거 투어, 수공예 클래스 등 일상 속의 체험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구글 트렌드와 에어비앤비 데이터에 따르면 ‘Experiences(체험)’ 항목의 검색량과 예약 건수는 팬데믹 이후 꾸준히 상승 중입니다. 이는 여행자의 심리에도 변화를 일으켜, ‘체크리스트형 관광’보다 ‘삶에 녹아드는 여정’을 추구하는 성향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가별 통계도 변화 중
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동남아 주요국의 2024년 관광객 수는 팬데믹 이전의 85% 수준까지 회복되었으며, 베트남과 태국은 특히 장기체류 외국인의 비율이 두드러진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단순 회복이 아니라 ‘여행 목적’과 ‘체류 방식’ 자체가 달라졌음을 의미합니다.
결론: 이제는 '어디'보다 '어떻게' 여행할 것인가
코로나는 우리에게 단순한 일시적 위기가 아니라, 여행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대규모 관광객이 몰려드는 혼잡한 도시보다, 한적한 마을에서의 소소한 체험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시대. 자연을 존중하고, 로컬과 연결되며, 일과 쉼이 조화를 이루는 여행이야말로 2025년 동남아의 진정한 트렌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팬데믹 이전과 이후의 여행은 단순히 시기만 다른 것이 아닙니다. 이제는 '어디로 갈까'보다, '어떻게 머물 것인가'를 고민하는 여행자의 시대입니다.
※ 본 콘텐츠는 2025년 상반기 기준 여행자 인터뷰, 지역 통계, 트렌드 분석 자료를 기반으로 구성되었습니다.